세계에서 유례없는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고령자 관련 시장 규모가 2016년 27조원에서 2020년 78조원으로 3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서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가 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프랑스 154년, 미국 88년, 독일 78년, 일본은 36년이었지만 한국은 26년으로 예상될 만큼 고령화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시니어시프트 도래에 따른 경제환경 변화와 기업대응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고령자 관련 시장 규모는 매우 클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硏 "고령자 시장, 매년 23%씩 성장…2020년 78조"
보고서를 작성한 장후석 연구위원이 보건복지부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고령자 관련 시장 규모(금융업 제외)는 2012년 기준 약 27조원이다. 구체적으로 고령친화사업 시장 규모는 여가산업 시장이 9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식품 시장 6조4000억원, 의약품 시장 3조8000억원, 요양 시장 2조9000억원, 고령친화용품 시장 1조7000억원, 주거 관련 시장 1조4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업은 고령자 산업으로 구체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계산에서 제외했다.
27조원 규모인 고령자 관련 시장은 매년 약 13%의 성장률을 기록해 2020년에는 약 7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78조원은 2016년 4월 기준 현대자동차(27조3572억원), 현대모비스(23조5463억원), 기아자동차(19조2759억원)의 시가 총액을 모두 더 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그만큼 한국 사회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는 방증인데, 이에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니어시프트란 일본 최대 유통업체 이온(AEON)이 제일 먼저 사용한 신조어로서, 고령사회로의 진입에 따라 경영경제 환경이 고령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해외에서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맞춰 새로운 마케팅 전략, 새로운 디자인 전략이 나오고 있다. 일본 유통업체 이온은 소비에 적극적인 시니어세대를 그랜드제너레이션(Grand Generation)으로 포지셔닝시키고, 이들을 위한 별도의 쇼핑몰(G.G 몰)이나 카드(G.G 카드) 발급 등을 비롯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고령자를 위해 가격 글씨나 상품 설명 크기를 확대하고 고령 소비자들의 행동 특성을 적극 반영한 인간중심 설계 디자인을 적극 활용했다. 직원들로 하여금 시니어 서비스 자격증을 취득하게 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했다.
일본 세븐일레븐은 1999년 50세 이상 고객이 14%였으나, 2013년 50세 이상 고객은 30%로 크게 증가하면서 고령자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선보였다. 고령자가 유선으로 구매를 결정하면 주문한 도시락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이용자의 3분의 2 이상이 60세 이상이었다.
파나소닉의 경우에는 고령자들로부터 제품 이용 상황과 요구사항 등을 파악해 실무자와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이를 구현해 냈다. 구현한 제품은 다시 고령자의 사용자 평가를 거쳐 상품화 하는 단계를 도입했는데, 이처럼 완성된 세탁기는 유럽 등에서 크게 성공했다.
장 위원은 "소비자와 노동자 모두 고령자가 주력이 되는 시대의 도래에 따라 기업들도 기존의 생산과 판매 등의 경영 전략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새로운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12/2016051201155.html